블랑팡 / Dynamic New Generation, X Fathoms / 블랑팡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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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대 수족관 안에서 펼쳐져 이색적인 엑스 패덤즈 공개 현장. 2 엑스 패덤즈3 분수쇼와 함께 두바이 아르마니 호텔 야외 광장에 마련된 디너 타임. |
1735년 스위스 쥐라 산맥의 작은 마을 빌레레(Villeret)에서 탄생한 블랑팡.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진정한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어느 누구에게도 넘겨준 적이 없다. 그리고 지난 2011년 10월 25일, 276년이라는 기나긴 역사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대적 사건이 발생했다. 중동의 꽃이라 불리는 곳, 두바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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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선보인 빈티지 피프티 패덤즈 초기 모델 |
신사 중의 신사, 블랑팡 사실 블랑팡이라는 점잖은 브랜드는 오랜 전통과 탁월한 가치, 놀라운 기술력을 겸비했음에도 스스로를 요란스럽게 내세우지 않는다. 오직 끊임없는 혁신성을 향한 노력과 더 나은 독보적 기술 개발에 정진할 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선보인 ‘레이디버드(Ladybird)’나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의 쿼츠 시계 공세에 컴플리케이션 시계 시장이 흔들린 1980년대, 여러 기계식 시계 브랜드가 제품을 단순화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대응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 시절에도 블랑팡은 흔들리지 않고 한길을 같은 보폭으로 걸어나갔다. 오히려 더욱 복잡하고 섬세한 무브먼트를 개발해 꾸준히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며 블랑팡의 정신을 고수한 것. 화려한 문페이즈와 셀프와인딩, 투르비용, 스플릿-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등을 소개한 블랑팡의 각고의 노력은 당시 주춤하던 기계식 시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다시 모으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통에 따라 오래전에 개발한 것과 동일한 소재와 도구를 사용해 모든 무브먼트를 직접 손으로 작업하는 방식을 변함없이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도 블랑팡의 저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블랑팡의 경우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호들갑 떨며 붙이기에는 너무 자주 언급할 수밖에 없는 말이라 되레 민망할 지경이다. 1925년 세계 최초로 소개한 셀프와인딩 워치 ‘하우드(Hawood)’, 1953년 모던 다이버를 위한 최초의 시계 ‘피프티 패덤즈’ 출시, 1956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핸드와인딩 라운드 무브먼트를 장착한 여성 시계 ‘레이디 버드’ 출시, 1990년 8일간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춘 세계 최초의 핸드와인딩 투르비용 무브먼트 ‘칼리버23’ 개발, 1998년 세계 최초의 방수 셀프와인딩 미니트 리피터 등… . 과연 하이엔드 시계업계의 산증인이자 내공 수십단의 대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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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몰 아쿠아리움에서 진행된 엑스 패덤즈 런칭 행사장의 생생한 모습. |
두바이로 향하다
워치업계에서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는 명망 높은 신사 블랑팡이 에디터를 두바이로 초대했다. 한국에서 초대된 이는 에디터 단 한 명뿐. 그러나 <노블레스> 명함을 가진 이는 에디터를 포함해 2명이 두바이로 향했다(알고 보니 <노블레스 차이나>의 편집장도 블랑팡의 정중한 초대를 받은 것). 상하이에서 <노블레스 차이나>가 주최한 채리티 행사에 참석한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노블레스 차이나> 편집장과 함께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상하이에서 머무른 페어몬트 피스 호텔 바로 앞에 자리한 격조 높은 분위기가 인상적인 블랑팡 부티크를 다시 떠올리니 몇 시간 후 두바이에서 펼쳐질 행사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라는 두바이 몰의 두바이 아쿠아리움 & 언더워터 주(Dubai Aquarium & Underwater Zoo)에서 어떤 식으로 행사를 진행할지 말이다. 서울에서 미리 블랑팡의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김희정 부장에게 블랑팡의 수장 마크 하이예크 CEO가 이번 행사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두바이에 가까워질수록 궁금증이 더해갔다.
피프티 패덤즈의 멋쟁이 손자
말로만 듣던 두바이를 실제 눈앞에 맞닥뜨렸다. 공항을 나와 찌는 듯한 더위를 느낀 시간도 잠시, 호텔이 위치한 두바이 몰에 들어서자 ‘사막 위의 인공 도시’라는 말이 절로 실감 난다. 블랑팡을 비롯해 브레게와 오메가, 샤넬, 루이 비통 등 두바이 몰에 자리한 시계와 주얼리, 패션 등 소위 명품 브랜드의 부티크도 그 규모가 엄청나다. 거대 부티크들을 지나 행사가 열릴 아쿠아리움에 도착하니, 두바이 몰을 찾은 고객들이 먼저 수족관 주변을 에워싼 채 궁금한 표정으로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다리고 있다. 높이 6m가 넘는 대형 수족관 앞에 블랑팡 단상을 마련했고, 블랑팡의 새로운 야심작 엑스 패덤즈(X Fathoms)의 공개를 기다리는 에디터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프레스가 하나둘 좌석을 채웠다.
수족관 양옆의 대형 TV 화면 속에 펼쳐진 엑스 패덤즈 티저 영상과 거대 수족관을 유영하는 아름다운 물고기 떼를 번갈아 감상하며 단상 위 주인공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족관 안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인다. 흰색 가운을 입은 스킨스쿠버 다이버와 일반 스킨스쿠버복 차림의 다이버 3명이 등장한 것. 주황색 도구함 같은 박스를 든 흰색 가운 차림의 다이버가 앞장서 수족관 안에 놓인 오래된 듯한 책상을 향해 유유히 내려오고, 이어 그 모습을 담을 카메라맨과 함께 다른 두 명이 수족관을 가르며 따라 내려온다. 방금까지 줄곧 엑스 패덤즈 티저 영상만 반복하던 TV 화면에 눈앞의 다이버가 나타나고…. 마치 해저 깊은 곳의 보물선을 발견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느낌이다. 흰색 가운 차림의 다이버 손에 쥐여진, 실마리를 담고 있을 블랙박스 같은 정체 불명의 주황색 플라스틱 상자가 그 낡은 책상 위에 올려진다. 그리고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수족관 밖 프레스들의 카메라 플래시도 연신 터지기 시작한다. 그곳을 가득 메운 수많은 인파가 웅성대기 시작한다. 오늘의 주인공 ‘엑스 패덤즈’다. 기존의 피프티 패덤즈와 비교해 훨씬 강렬해지고 역동적으로 변모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띈다. 은빛 애스턴 마틴을 즐겨 몰던 도련님이 과감하게 변신해 샛노란 람보르기니를 타고 등장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날의 깜짝 이벤트. 블랑팡의 마크 하이예크 사장이 몸소 스쿠버복을 입고 수족관 속에서 아름다운 물고기 떼를 배경으로 월드 챔피언 다이버(흰색 가운의 주인공)와 함께 엑스 패덤즈를 처음 공개하는 현장을 지켜봤다는 사실(스킨스쿠버복 차림 중 한 명이 바로 마크 하이예크 사장이었다). 역시 평소 에너지 넘치고 진취적인 경영 스타일로 유명한 그답게 인상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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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프티 패덤즈 크로노그래프 플라이백.2 한층 다이내믹해진 디자인과 기능을 자랑하는 엑스 패덤즈.3 엑스 패덤즈의 뒷모습. |
내가 바로 ‘엑스 패덤즈’
드디어 공개된 엑스 패덤즈는 1953년 탄생한 피프티 패덤즈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오면서 지금껏 선보이지 않은 첨단 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시계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새롭게 적용한 9918B 무브먼트는 이미 블랑팡 매뉴팩처에서 제작해 피프티 패덤즈 컬렉션의 여러 모델에 사용해 그 가치를 인정받은 칼리버 1315에 기초해 개발한 것. 셀프와인딩과 5일간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3개의 배럴을 장착하고, 자기폭풍에 견딜 수 있는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도 함께 제공한다. 55.65mm의 압도적인 크기의 커다란 티타늄 케이스의 다이얼도 인상적이다. 300m(30bar) 방수 기능도 갖췄다. 거의 60년에 걸쳐 이어온 피프티 패덤즈 컬렉션의 특징인 헬륨 감압 밸브와 단방향 회전 베젤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며 전통 또한 이어나가고 있다.
외적으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심도 깊은 연구 결과로 탄생한 디스플레이 역시 최상의 가독성을 자랑한다. 각각의 인디케이터에 대한 가독성을 높여주는 중앙 핸즈는 물론, 시계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 가능한 세컨드 핸즈, 다이빙 시 유용한 발광 장치(90m의 깊은 수심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오렌지 컬러, 0-15m 수심을 위한 블루 컬러, 시간·분·초뿐 아니라 단방향 회전 베젤을 위한 그린 컬러) 등이 그것이다. 수심을 알려주는 중심의 핸즈는 무광 블랙의 백그라운드에서 3가지 색의 발광과 대비되어 수중에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엑스 패덤즈의 혁신성은 차원이 다른 스트랩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14개의 구조물을 연결한 스트랩 부품은 손목에 완벽하게 감겨 착용감이 편안하다. 복잡한 관절형 러버 스트랩은 창의적 발상을 구현하기 위한 블랑팡의 혁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고정관념의 틀을 과감히 깨트리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다이버의, 다이버에 의한, 다이버를 위한!
다이버 입장에서 볼 때도 엑스 패덤즈는 과연 성공적인 결과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그렇다’. 엑스 패덤즈의 어떤 면이 ‘다이버의, 다이버에 의한, 다이버를 위한’ 현존하는 최고의 다이버 워치라 칭할 수 있게 하는지 좀 더 면밀히 살펴보자. 먼저 다이버가 수면에 도달하기 전 마지막 감압 정지는 다이버의 필수 요소다. 가장 먼저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이 기능에 대해 엑스 패덤즈는 최상의 조건에서 이 단계를 수행하며 필요한 정보를 다이버에게 제공한다. 수심 0-15m에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깊이 표시, 오렌지 컬러 발광 물질로 강조한 깊이 마커, 푸셔로 정확히 읽을 수 있고 작동하기 쉬운 5분 레트로그레이드 카운터 기능 등이 이를 실현하는 기술력이다. 다이버가 엑스 패덤즈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하강하기 시작하면, 멤브레인에서 작동하는 물의 압력이 그것을 변형시키고 감지계를 대체한다. 0-90m 범위의 수심을 나타내는 오렌지 핸즈는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 핸즈가 움직이면서 0-15m 핸즈와 최대 깊이 핸즈(메모리 기능 있음)를 움직이므로. 다이버가 수심 15m의 깊이에 도달했을 때, 블루 컬러의 0-15m 핸즈는 멈추게 된다. 만약 다이버가 계속 하강하게 된다면? 나머지 2개의 핸즈가 작동한다. 90m 아래 깊이에 당도할 경우, 멤브레인은 최고의 변형점에 도달하며 오목렌즈를 향해 밀어 올린다. 37.5bar의 수압까지 테스트를 완료했으므로 다이버는 아무런 걱정 없이 하강을 지속할 수 있다. 상승하는 동안, 2개의 핸즈는 나선형 용수철에 의해 지속적으로 끌어당겨지며, 다이버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다시 0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이 놀라운 기술력과 파워풀한 기운을 지닌 매력적인 시계, 엑스 패덤즈가(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남성적이고 멋지다) 언제쯤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을지는 아쉽게도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신사 중의 신사가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야심차게 세상에 공개한 이 잘나고 강인한 녀석은 보는 순간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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