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렉스를 위해 제작된 파텍 필립의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

로렉스를 위해 제작된 파텍 필립의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

로렉스를 위해 제작된 파텍 필립의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

스위스의 시계 업계는 마치 미국의 영화 업계인 헐리우드 시스템이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내부의 구성원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공생하면서 발전해 왔다. 많은 시계 회사와 브랜드들이 서로를 이기기 위해 열심히 경쟁함과 동시에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협력하면서 전진 해
온것이다. 어찌보면 이 모든 구성원들이 "스위스 시계"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함께 상생을 해온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제품이 이번 안티쿼럼 뉴욕 경매에 등장할 예정이다. 그것은 바로 1960년대 후반 파텍 필립이
로렉스를 위해 만들어준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이다.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은 시간을 맞출 때 기준이 되는 시간을 표시하는 기계로 가장 정확한
시계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파텍 필립과 로렉스. 두 브랜드는 약간은 다른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스위스 시계에 있어서 양대 극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투톱을 이루는 두 브랜드가 상대방을 위해 시계를 제작해 줬다는 점에서 스위스 시계 산업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살펴 볼 수 있다 하겠다.

로렉스를 위해 제작된 파텍 필립의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

세계 2차 대전이 막 끝났을 무렵인 1946년, 파텍 필립은 사내에 전자 시계 부서를 만들었다. 이곳의 목표는 기계적 시계가 제공 할
수 없는 완벽하게 오차 없는 시계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이 부서에서 개발된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은 그 정확성으로 인하여 훗날 커다란 배와 벨기에
철도 그리고 교황청에 까지 쓰였다. 시간의 오차는 3년 동안 1초 미만을 기록 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웠다. 실제 그 작동 원리는 현재의 쿼츠
시계와 동일한 거 였지만 당시로서 이렇게 정확한 시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파텍 필립이 유일하였다.

로렉스는 공장 내부에 설치 하기 위해 이 시계 제작을 파텍 필립에게 의뢰하였고 파텍 필립은 로렉스를 위하여 초록색 박스로 된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을 제작해 주었다. 재미 있는 사실은 외부로 노출 되는 다이얼에 파텍 필립의 로고가 아닌 로렉스의 로고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박스 내부에는 파텍 필립이 제작했을 알려주는 플래이트가 존재하지만 박스 자체는 자물쇠로 잠겨 있어 외부적으로만 본다면 이는 로렉스의
제품이라고 착각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아마도 자사의 시계 제작자들이 타사에서 만든 제품이 공장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로렉스에서 파텍 필립에게 양해를 구했을 거라 추측된다.

로렉스를 위해 제작된 파텍 필립의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

5만원짜리 쿼츠 시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현시점에서 이 제품의 실용적 가치는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스위스 시계의 양대
산맥이 동시에 연루 되어 있는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그 역사적 의미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경매는 12월 8일 뉴욕에서 이루어 질 예정이며
예상 낙찰가는 1,00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렉스를 위해 제작된 파텍 필립의 마스터 타이밍 시스템